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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사순 시기를 보내

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과 <요한수난곡>을 많이 듣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알레그리

(

Gregorio Allegri 1582~1652

, 이탈리아)

라는

작곡가의 <미제레레

Miserere

>를 들으면서 마음

을 경건하게 다잡기도 합니다. <미제레레>의 노

랫말은 성경의 시편

51

Miserere mei, Deus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라는 말로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시편

51

편은 다윗이 죄를 참회하며 주님께 죄를

깨끗이 씻어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전의 성주간에 사용하기 위해

작곡되었다는 이 곡은, 교회 밖으로 유출되는 것이

금지되어 소문으로만 알려진 곡이었으나 음악 천

재 모차르트가 성당 안에서 단 한 번 듣고 나와 악

보로 옮겨 전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유명한

일화가있는곡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이 곡을 유서 깊은 성당에서

듣고 있다고 상상하노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

다 못해 바닥에 엎드리고 싶은 심경이 됩니다. 그

러다 마침내 내 ‘부서지고 꺾인 마음’이 주님의 은

총으로 눈같이 희어지고 새로워져 가슴이 벅차오

름을느끼게됩니다.

Allegri / Miserere

지휘: Peter Phillips

노래: The Tallis Scholars

한곡의 <미제레레

Miserere

>를더소개합니다.

이 곡의 가사는 성경과는 무관합니다. 속세에서

적당히 살아온 한 사내의 회한에 넘치는 자기 고백

입니다. 어쩌면 우리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인생

후반에느낄법한감정이아닐까싶습니다.

이 곡의 작곡가는 주케로

Zucchero

라는 예명의 이

탈리아 대중음악가입니다. 그는 ‘이탈리안 블루스

의아버지’라고불릴정도로유럽에서흔치않은블

루스 음악가이고, 발라드,

R&B

, 락 음악을 하는 사

람입니다. 주케로는 ‘설탕’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외모는 언뜻 터프해 보

이지만 설탕처럼 스위트하고 귀여운 부분이 있는

것같습니다

(음악감상:

13

QR

스캔)

.

그가 우리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것은 세계적인

테너루치아노파바로티

(Luciano Pavarotti 1935~2007)

와함께

한무대덕분입니다. 클래식음악에별관심이없는

사람이라도그이름을다아는파바로티는

57

세이던

1992

년부터

12

년간 자기 고향인 이탈리아 모데나에

사순 시기에 듣는 두 곡의

미제레레

Miserere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임주빈

모니카

_

KBS프로듀서, 심의위원

온라인 서울주보

음악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