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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Ц

생명

말씀

기쁨에로의초대

16세기에 지어진 후, 잦은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형체만 남은 봉쇄 수녀원 경내를 걸어봅니다. 빈 창틀

사이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오릅니다. 비상하는 날갯짓에서 자유와 평화가 느껴집니다.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는 말씀을 상기시켜 주시는 예수님. 모든 이에게 선포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들리는듯합니다. “평화가너희와함께!”

장은미

베르나디아

|

가톨릭사진가회

“평화가너희와함께!” 하고그들에게말씀하셨다.”

(루카 24,36)

사진

설명

(구)성글라라봉쇄수녀원, 과테말라

성경 속에 드러나는 베드로의 다양한 모습에 공감할 때

가 있습니다. 밤새 아무것도 잡지 못했지만 예수님의 말씀

대로 그물을 치자 고기가 많이 잡혀 두려움에 주님께 떠나

달라고 청하는 모습, 물 위를 걸어오시는 스승님을 유령으

로착각한나머지두려워하는모습, 거룩한변모때예수님

과 모세와 엘리야를 위해 초막 셋을 지어드리겠다고 호기

롭게 말씀드리는 모습, 스승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

실 때 사양하다가 손과 머리까지 씻어 달라고 하는 모습,

최후 만찬 때 자신은 스승님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장담하

는 모습, 예수님을 잡기 위해 들이닥친 이의 귀를 칼로 내

리치는 모습,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하는 모습, 그리

고 그분 말씀이 떠올라 슬퍼하던 모습, 이른 아침 주님의

무덤에 달려가는 모습, 예수님의 죽음에 절망하며 물고기

를 잡으러 가는 모습, 물고기를 잡던 중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호수로 뛰어드는 모습,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세번의질문에슬퍼하며 “제가주님을사랑하는줄을주님

께서는알고계십니다.”라고답하는모습….

호언장담, 슬픔과 분노, 두려움과 절망 같은 인간적 감

정을 잘 알고 있던 베드로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

다. 그모습이우리와닮아있기때문입니다. 그랬던베드로

가 제1독서

(사도 3,13-15.17-19)

에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동조했던 유다인들을 향해 예수님은 메시아시라

고선포합니다. 주님의죽음앞에절망했었지만, 그분부활

을체험한뒤부활의기쁨속에서살게된베드로입니다.

복음

(루카 24,35-48)

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장면에서 베드로의 이름

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지만, 다른 제자들 틈에서 그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유령으로 착각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 당신의 손과 발을 직접 보여

주시고 식사를 하시자, 그제야 베드로를 포함한 제자들은

마음을 놓게 됩니다. 이처럼 베드로의 인간적 모습과 함께

기쁨에넘쳐용기있게복음을선포하게된모습을우리마

음속에새겨봅니다.

베드로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슬픔과 분노, 두려움과 절

망을 느낍니다. 주님을 향한 미지근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

낼때도있고, 사람들에게상처받고냉담의길을걷거나아

예 신앙에 무관심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간적

이고 나약한 모습은 그 자체로 용서받지 못할 모습은 아닐

지모릅니다. 바닥을치는순간, 스스로완전히돌아섰다고

느끼는 순간, 이제 희망은 없다고 절망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각자의 십자가에 짓눌려

신음할때, 당신부활의기쁨에로초대하십니다. 이기쁨을

향한초대에여러분은어떻게답하고계십니까?

김상우

바오로신부 | 가톨릭대학교성신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