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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줄거리를 요약하

면 이렇습니다. 마을에서 포도주 주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루치아와 함께 사는 청년 투릿두는 군대에

가기 전 롤라라는 여인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입니

다. 그런데 롤라는 투릿두가 군대에 간 사이에 다

른 남자 알피오와 결혼을 해버렸죠. 군 복무를 마

치고 돌아온 투릿두는 롤라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

은 것을 알고 홧김에 마을 처녀 산투차를 유혹합

니다. 하지만 롤라를 향한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

고, 롤라 또한 거룩한 혼인성사의 약속을 저버리

고 투릿두와 몰래 만나 사랑을 나눕니다. 이 사실

을 알게 된 산투차는 질투와 걱정으로 괴로운 나

머지 부활절 날 투릿두의 어머니 루치아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고 투릿두가 롤라를 떠나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기도해달라고 간청하죠. 이날도 투릿

두는 매달리는 산투차를 버려두고 롤라와 함께 나

갑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차에 롤라의 남편 알

피오가 루치아의 주점에 오자 산투차는 투릿두와

롤라의 불륜을 폭로하고 맙니다. 알피오는 복수를

다짐하고, 뒤늦게 자신의 폭로를 후회한 산투차가

이를 말리지만 이미 소용없습니다.

이제 부활절 미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교회를

나와 루치아의 주점에 들러 한잔하는 분위기입니

다.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없이 복수를 다짐한

알피오는 투릿두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투릿두도

이를 받아들이죠.

결투에 나가기 전 투릿두는 포도주를 마시며,

어머니루치아에게자신이없을때산투차를잘돌

봐달라는 말을 하고 잠깐 다녀오겠다며 떠납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죠. 그리고 얼마 후 사람들

의 외침이 들립니다. 투릿두가 죽었다는…. 이 말

에산투차와루치아는그만쓰러지고맙니다.

이상이 부활절에 일어난 안타까운 비극의 전

말입니다. 그게 사랑이든 분노와 미움, 질투의 감

정이든 인간의 본성을 제어하지 못해서 일어난

참극이죠.

예수님 부활의 기쁨과 영광을 나누는 날에 어

울리지 않는 지극히 세속적인 이야기 <카발레

리아 루스티카나>는 무엇보다 아름다운 간주곡

(

Intermezzo

)

으로 유명합니다. 알피오가 복수를 다짐

하고 난 후 관객의 긴장이 고조에 달할 때 잠시 분

위기전환과숨을돌리기위한간주곡이나오는데,

그 멜로디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처연하기까지 합

니다.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암시하는 듯하죠. 이

곡은 오래전 우리나라 어느 커피 광고에 배경음악

으로쓰이기도했고, 프란시스포드코폴라감독의

영화 <대부

3

>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성

난황소> 에도쓰여아주친숙해진음악입니다.

부활 즈음이면 꼭 한 번 떠올리게 되는 오페

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음악을 들으며, 본

성 앞에서 나약하고 일그러진 인간의 모습에 실

망하면서도 이런 우리를 끝없이 용서하시고 빛으

로 이끄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

음을 상기해봅니다.

연주:

Filarmonica della Scala

지휘:

Myung-Whun Chung

마스카니 /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 작곡가

피에트로 마스카니(1863~1945, 이탈리아)

사진출처: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