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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생명
의
말씀
예수님께서
그들을파견하기시작하셨다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 중의 하나는 주님으로부터 파견
된 이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것은 이러 저러한 인간적 능력
과 자질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파견하시는 주님과의 인격
적 관계, 곧 그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점입
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을 파견하
시며, 꼭 필요한 지팡이와 신고 있는 신발과 입고 있는 옷
한벌외에는아무것도지니지말라고하십니다. 파견된제
자들이위임된사명을수행할때의지해야할것은다른무
엇이 아니라 파견한 분께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강조하시
는 것입니다.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갈 수
없는 물질적으로 전혀 보장되지 않는 가난한 전도여행에
서 오히려 제자들은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깊어지고, 언제나 자신들이 “예수님과 함께 머물러
있다는것을”
(마르 3,14 참조)
더욱깊이체험하였을것입니다.
교회가 이 세상이라는 순례의 여정에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잘 간직하고 성령의 이끄심에 온전히 따르며 본래
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난의 정신을 결코 잊지 말
아야합니다. 자발적인가난의삶은파견하신분의뜻을잃
지 않고 맡겨진 사명을 수행하는데 민첩하게 합니다. 가난
의 덕을 실천하는 것은 파견된 이들을 겸손하게 하며 불필
요한 일로부터 자유롭게 해줍니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
게 되면 그것에 대해 신경 쓸 일이 많아져 본질적인 일에
마음이 무뎌지게 마련입니다. 특별히 교회의 성직자, 수도
자들이 앞장서 이러한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교우들은 어떤 모습으로 복음적 가난을 살아갈 수 있을까
요?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 재산의 소유권을 인정합니다.
정당한방법을통해돈을벌어많은재산을갖는것이잘못
된일은아닙니다. 그러나이웃을위한나눔을실천할것인
지 아니면 오직 자신의 안락만을 위할 것인지, 그 재산을
‘어떻게사용하는가?’에의해삶의결과는달라집니다.
더 내면적인 차원에서 가난의 실천은 우리 삶의 중심이
예수님인지 아니면 세상 것인지를 식별케 하는 기준이 됩
니다. 만일 소유한 재산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 그 재산에
자신의 미래를 걸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분명 신앙인의 길
이 아닙니다. 반면에 예수님과 복음의 진리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한 사람의 내면을 차지한다면 보다 올바른 시선과
자유로운 선택으로 소유한 재산을 사용하여 많은 선행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예수님 아닌 다른 소유물과 세상의 가치에 삶의 중심 자리
를 내어줄 수 없습니다. 길을 떠날 때 최소한의 것 이외에
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 대한 온
전한믿음을우리에게거듭요청하고있습니다.
홀로해변을걷는이의실루엣에지독한고독이묻어납니다.하지만그의고독이마냥외롭게만느껴지지
않는건그를감싼석양빛이따뜻해서입니다.빈손으로길을떠나는제자들에게두려움이없었던이유는
언제나예수님이함께하신다는믿음때문이었겠지요. 나그네를품어준석양빛처럼우리가걷는걸음걸
음마다늘그분의충만한사랑이함께하실것입니다.
장은미
베르나디아
|
가톨릭사진가회
“길을떠날때에지팡이외에는아무것도가져가지말라고
명령하셨다.”
(마르 6,8)
사진
설명
완차코해변, 페루
유승록
라우렌시오신부
|
등촌1동성당주임겸17지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