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12. 6. 명동대성당 소식
www.mdsd.or.kr‘장애인신앙교육봉사분과’신설에 관한 공지문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올해 대림 제 2 주일은 39번째 맞는 ‘인권 주일’입니다. 대림 제 2 주일을 ‘인권 주일’로 정한 까닭은 ‘하느님
모습으로’(창세 1,26-28) 창조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참된 복음 실천의 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생명 모두가 하느님의 성성(
聖性
)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 누구도 인간 존엄을 지키고 존중 받을 권리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는 우리 모두의 인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하고,
특별히 우리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멀어져 있는 이들의 인권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이러한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꾸준히 사회적 약자, 특히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2월 말 기준 서울시의
등록 장애인 수는 39만 2천여 명(서울시 전체인구의 4.0%)입니다. 그렇다면 서울대교구의 모든 본당도 각각
평균 4%의 장애인 신자가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신자가 2,000명인 본당이라면 적어도 80명의 장애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본당의 장애인이 모두 성당에 온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실제로 미사에 오는
장애인은 극소수입니다.
이는 비단 물리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장애인이 성당에 나오기 어려운 여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곧 여러 제약이 있는 장애인들을 배려한, 장애인들에겐 높았던 성전의 문턱을 낮추는 공간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
이다.’(마태 25,40) 하시며 사회에게 가장 소외 받고 약한 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사명
임을 말씀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선택하고, 그들을 사랑하며, 그들 안
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고, 그들의 친구가 되며, 그들의 문제에 우리의 목소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복음화의
특별한 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교황님의 말씀처럼 우리 교회도 앞으로 우리 형제 중에서 작은 이들로 여겨지는 장애인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들 또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더욱 확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명동성당 역시 서울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이자 한국 가톨릭교회의 심장으로서, 교회의 이러한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의 관심을 기울이고 힘을 쏟아야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명동성당은 지금의 모습에서 더 나아간 모습으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형제들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준비를 하고자 다가오는 2021년도부터 '청소년봉사분과'의 '초등부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주일학교’의
운영을 중단하고 ‘장애인 신앙교육’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존 ‘교육봉사분과’에 속해 있었던 ‘라파엘
솔봉이(성인 장애인부)’와 ‘청소년봉사분과’에 속해 있었던 ‘솔봉이(장애아부)’가 함께 ‘장애인신앙교육봉사분과’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운영될 것입니다.
앞으로 ‘장애인신앙교육봉사분과’가 명동성당에서 참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2020년 12월 6일 인권 주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주임신부 조학문 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