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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진정한 사랑은 인간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
나이고 포기할 수 없는 인간적 가치입니다. 그리고 남녀
간의 사랑은 혼인 서약을 통한 부부관계 안에서만 온전
해진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혼인을 해
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아
예 ‘비혼’을 선택하려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1인 가구의
삶이 익숙한 젊은이 중에는 사랑과 혼인을 별개의 것으로
보면서, 가족에 대한 의무와 복잡한 관계가 많은 혼인 생
활 대신 평생 독립적으로 개인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동
거 형태의 사랑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또 법적 책임 없이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라
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이런 사랑만으
로 충분한 것일까요?
혼인식은 단순한 외적 합의나 계약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동거나 사실혼도 친밀감을 느끼고 돌봄이 이루
어지는 사랑의 형태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
러나 혼인식에서 공적으로 드러나는 서약의 형식은 두 사
람이 이루는 사랑의 결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며 두 사람에게 깊은 소속감과 서로에 대한 책임을
일깨워줍니다.
“나는 당신을 남편/아내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
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신의를 지키며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러한 서약을 통해서 부부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속하겠다는 확고한 마음을 확인하게 되
며, 다른 이들도 그들의 결합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며
그 책임을 끌어안는 혼인은 동거와 같은 둘만의 사적인
약속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며 사회적 제도로서의
혼인은 이러한 상호 의무와 사랑의 성숙을 공적으로 보호
해 주는 수단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결혼하지 않으려는 많은 젊
은이에게 말씀하십니다.
“혼인을 하고 삶을 함께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것은 많은 노력이 드는 여행입니다. 때로는 어렵고, 때
로는 갈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
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나를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을까요? 혼인은 평생 그렇게 전인격적
으로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사랑을 향해 가는 여정
입니다. 그렇게 충실히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삶은 남
녀를 만드신 창조주의 축복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 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혼인의 선물로 주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부부의 사랑을 더 헌신적인 부모의 사랑으로 변화
시키며 이를 통해 더욱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서 부부는 더욱 내적으로 성장하며
함께 구원의 여정을 걸어갑니다.
박은호
그레고리오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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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생명대학원교수
사랑하면되지혼인은왜하나요?
- 혼인 서약의 의미와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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