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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Ц
생명
의
말씀
나는생명의빵이다
(요한6,48)
성인 예비자 교리를 통해 만났던 다수의 예비 신자들이
처음에는 이러저러한 동기와 이유로 본인 스스로 천주교
신앙을 선택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신앙
생활의 깊이가 더해갈수록 자신의 선택 이전에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느님
께서 믿음이라는 선물을 이미 준비하고 계셨다는 것입니
다. 저의 개인적 체험도 역시 그러합니다. 신학교에 입학
할 때 저는 마음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여러 갈래의 길
중에 사제 성소를 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신학교
에서의 생활이 이어질수록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느
님께서 이미 준비하시고 부르셨다는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믿음에 대해 다시 묵상하게 됩니다.
스스로를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으로 드러내신 예수
님에 대해 일부 유다인들은 서로 수군거리며 자신들이 예
수님과 예수님의 가족들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
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생각과 경험에 비추어서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반대하
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
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요한 6,44)
예
수님이 누구시며 그분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위
해서는 예수님을 믿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이 필요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믿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살게 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물론 그 선물을 받아들이느냐의 여부
는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
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요
한 6,51)
살아 있는 빵이신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받아들이고 믿
는이들은그생명을얻을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먼저 기적을 보아야만 믿을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하느님의 목소리를 직접 듣거나, 눈
먼 이가 보게 되거나, 불치병이 치유되는 기적을 보게 되
면 하느님을 믿겠다는 식입니다. 그런 이들에게는 기적이
먼저이고 믿음은 그다음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기적을 먼
저 체험한 사람들이 나중에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게 될까
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반대하는 유다인들은 병자를
고쳐주고 오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체험했
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을 체험한 그들이지만,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고정된 생각과 완고
한 마음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복음은
믿음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믿음이 없다면 빵의 형상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그
빵을 갈망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선물로 우리
에게주어진그믿음이더욱귀한것입니다.
마른바람스치는사막에서노파를만났습니다. 노파는삶의보따리를내려둔채, 성호를긋고늦은
한끼를해결합니다. 거친광야에서엘리야는빵한조각과물한모금으로하느님의산호렙에이릅
니다. 하느님께로가는길은멀고도험합니다. 위장을가득채우고도영혼이허기지는우리는, 주님
의말씀을양식삼아다시길을나서야하겠습니다.
장은미
베르나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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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진가회
“일어나먹어라. 갈길이멀다.”
(1열왕 19,7)
사진
설명
나스카, 페루
유승록
라우렌시오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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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1동성당주임겸17지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