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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보 지면 중에서 문화면은 사랑을 많이 받습니
다. 오늘날 문화 사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
치지 않죠. 그래서 서울주보 문화면은 더 다양한 것을 담
으려고 노력합니다. 문화는 우리를 믿음으로 이끌어주는
중요한도구이기때문입니다.
2000년도 중반 명동 주교관 숙소에 살 때, 주일 오후에
명동성당 마당으로 산책을 나가면 매번 놀라운 장면을 보
곤했습니다. 명동대성당은오후 4시부터 7시까지미사네
대가연속으로봉헌됩니다. 그런데오후미사가끝날때마
다청년들이마치파도의밀물처럼쏟아져나옵니다. 여기
에더하여미사를기다리는또다른청년들이뙤약볕아래
줄을 서 있는데, 이 청년들이 서울주보를 보고 있는 모습
을 보면 갑자기 대견하고, 예쁘고,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가끔 동창 신부들이 요즘 본당에는 단체에 들어갈 청년도
없어서 청년 사목이 어렵다며 걱정을 하곤 하던데, 저는
이 청년들이 왜 명동에 이렇게 집결
(?)
하는지 궁금했습니
다. 얼마 후 몇몇 청년 신자들과 담소를 할 기회가 있었는
데, 이들은 “저희는 그냥 청년이 아니라 조금 늙은
(?)
청년
들이에요.”라며자신들을소개했습니다. 대개 30대중반에
서 40대 초반 정도의 ‘늘 푸른 청년’들이었습니다. “저희는
본당에서들어갈단체가마땅히없어요. 낀세대라고하나
요? 어쨌든어디에묶이는것은싫고, 미사참례도자유롭
게 주일 오후에 하고, 친구들도 만나서 식사도 해요. 저희
같은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이 청년들이 부담 없이 참여
할수있는프로그램으로 몇몇강의를조심스럽게주일미
사전후로진행해보았습니다. 결과는아주좋았습니다. 저
는청년들이미사만봉헌하고가는것보다한두시간성당
에더머무르면도움이될것이라막연히생각했습니다.
제가 보좌 때 주임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나
곤 합니다. “신자들은 무조건 성당에 와 있어야 해. 엄마
가 갓난아이를 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어 미사 참
례는 못하더라도 마당에서 아이와 같이 놀고 있어도 괜찮
아. 중·고등학생들이 친구 사귀는데 정신 팔려 기도는 못
해도 돼. 성당은 성령의 궁전, 아버지의 집이야. 그 테두
리안에있는게중요한거야.”
그 후 홍보국에서도 문화팀을 만들고 주일뿐 아니라
주간에도문화강좌를개설했습니다. 마침사회에도인문
학 열풍이 불 때라 종교미술사, 인문학 강의들은 늘 마감
이되었습니다. 내친김에악기배우기, 그림그리기, 공예
등 여러 형태의 프로그램을 개설했는데, 각자 좋아하는
취미가다르다보니지원자들은항상넘쳤습니다. 지금은
문화학교도 생기고, 예술아카데미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
그램을 만들어내고있습니다.
사회적거리두기단계가격상되기전, 그림그리기낮반
에서신자들을만났습니다. 10대에서 80대까지, 이십여명
이 모여 손녀뻘 되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스케치
북에선긋기를하고, 원통과삼각뿔을그리고있었습니다.
그중한자매님과의대화가생각납니다. “저는교수로평생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젠 퇴직을 했습니다. 옛날부터 그림
을 그리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서울주보를 보고 멀
리서 배우러 옵니다. 명동성당은 몇십 년 만에 오는 것 같
아요. 수업 오는 날이면 친정집 오듯 아침부터 설렙니다.
마치 어릴 때 순수했던 신앙이 회복되는 것 같아요.” 그림
한 장 그리는 것이 그 같은 체험을 선사할 줄 몰랐습니다.
온라인서울주보: 서울주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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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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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홍보위원회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