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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대건·최양업 신부님탄생
존캘러핸
(1951~2010)
, 미국포틀랜드출신의카툰작가입
니다. 굵은 펜으로 단순하게, 때론 거칠게 그린 만화는 거
침없는 소재와 농담, 풍자로 유명합니다. 이것뿐이라면 할
이야기가 별로 없겠습니다만, 태어나서 6개월 만에 버려지
고열세살때부터술을마신알코올중독자로스물한살에
사지가마비된인물이라면다르겠지요.
<돈 워리>는 불우하고 절망적인 시간과 그 시간을 이겨
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그의 자서전입
니다. 줄담배에 금단현상
(손 떨림)
으로 일
어나자마자 술부터 사서 길이나 공원에
주저앉아 마시고, 숙취 없이 잠을 깨는
일이 거의 없는 나날들. 친구와 술집을
옮겨 다니며 진탕 마시고는 시속 140㎞
로 달리다 온몸이 부서진 것은 당연한 결
말인지도모릅니다.
그러나 존
(호아킨 피닉스 분)
은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립니다. 마음에 원망과 미움
만 가득합니다. 설상가상 사고로 이제는
손만겨우움직일수있을뿐입니다. “이
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 나에겐 미래가 없어.”라고 울부짖
으면서휠체어에앉아서도여전히술만찾습니다.
정말 ‘이런 몸’ 때문에 그의 미래가 없어진 걸까요. 그럼
‘이런 몸’이 아닌 때에는 미래가 있기는 했나요. 그는 자원
봉사자 아누
(루니 마라 분)
와 알코올 중독자 치료 모임의 멘토
인 도니
(조나 힐 분)
를 만나면서 그것이 아님을 깨달아 갑니
다. 아누는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다. 앞으로 인생을 멋지
게 살 것이다.”라고 용기를 불어넣습니다. 깊은 사유와 성
찰의 소유자인 도니는 “하느님,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
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를 주시고, 그
차이점을아는지혜를주소서.”라고기도해줍니다.
한 인간이 절망과 자학, 상처와 자기연민에서 벗어나기
란결코쉽지않습니다. 더구나그핑계로오랫동안술독에
빠져있었다면. 존 역시 술로 삶이 피폐해졌음을 인정하고,
어떤 큰 힘이 맑은 정신을 준다고 믿고, 의지와 삶을 주님
의 보살핌에 맡기지만 유혹과 의심, 두려움에 흔들리곤 합
니다.
그럴 때마다 도니는 충고합니다. 도움
받을 수 없다고 믿을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꼭 예수님한테는 아니더라도 믿
고 요청해라. 믿음에만 매달리지 말고 행
동해라.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고 떠넘기
고 싶을 때는 이건 하느님의 선택이라고
믿고 하느님 바구니를 만들어 종이에 문
제를적고는구겨서던져넣어라.
발견과 깨달음의 순간들은 저절로 찾
아오지 않습니다. 상처도 저절로 치유되
지 않습니다. 어떤 고통은 영영 사라지
지 않아 매일 그것과 씨름을 해야 합니
다. 도니는그고통과상처를이겨내는길은용서라고말합
니다. 그의말대로존은자신을미워한고교선생님과양부
모, 도움을거절했던사회복지사, 함께사고를당했던친구
를 만나 사과하고 용서합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어머
니는물론과거와지금그대로의 ‘나’까지용서합니다.
그 용서의 힘으로 풍자만화를 그리고, 아누와의 사랑도
시작한 그가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걱정 말아요. 희망은 멀리 가지 않으니까!
(Don't
Worry, He Won't Get Far on Foot!)
”
이대현
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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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겸임교수, 영화평론가
영화칼럼
2018년감독_구스반산트
영화 ‘돈워리’
‘나’ 자신을용서할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