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ٱ ؽ
말씀
의
이삭
성호경의아름다움
디에고 마라도나
(1960-2020)
, 펠레와 함께 20세기 전 세
계 축구의 상징이자 최고 슈퍼스타였습니다. 그런 그가 마
약에 손을 대면서 기행도 일삼으며 인생을 망치게 되었지
만, 그는다시일어납니다. 월드컵에서고국아르헨티나국
가대표 감독도 맡았던 마라도나는 그 이후, 아랍에미리트
2부 리그 감독을 거쳐 멕시코의 2부 리그 하위권을 맴도
는팀도라도스데시날로아의감독을맡게됩니다. 그런데
시날로아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거점도시로, 매우 위험
한 도시라는 악명을 떨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개의
치 않고 자신을 불러주는 시날로아 팀의 감독이 된 마라도
나는선수들이잘못해도선수탓을하지않고언제나큰형
처럼 “너희는 잘하고 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면서 뜨
겁게선수들을응원하고독려하며아껴주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불같이 뜨거운 자신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혈기를
참지 못하고 심판의 판정에 항의해 퇴장당한 채 라커룸에
가서경기를텔레비전으로보기일쑤였습니다.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추앙받은 ‘살아있는 전설’
이었지만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야유를 받는 2부 리그에서
그는 자신의 선수들을 진심으로 아꼈고, 자신의 모든 노하
우를선수들에게전파해서놀라운성적을거두게만들었습
니다. 가장인상적인점은마라도나가시합전집에서나올
때 꼭 십자가 앞에서 성호를 여러 번 긋고 기도를 하며 길
을 나섰고, 도라도스 데 시날로아 선수들과 라커룸에서 스
타디움으로 나가기 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함께 기도를
올리고 성호를 그었다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 모습에 바로
마라도나의진심이담겨있고그의간구가담겨있었다고생
각합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를 보면 2루타를 쳐도 성호를 긋
고, 홈런을쳐도홈을밟으면서성호를긋는선수들이정말
많습니다. 감사의 기도입니다. 대부분 중남미계 선수들입
니다.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
메라리가 선수들이 경기 시작할 때 그리고 교체되어서 그
라운드로 나올 때 언제나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이 선수들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
습니다. 마치 예전에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을 하기
전에 성호를 긋고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고, 김연경 선수가
성호를 그으며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이라는
기적을만들어냈던것처럼말이죠.
저도 마라도나를 비롯한 프로 선수들이 성호를 그으면
서 경기장에 비장하게 나서는 것과도 같이, 콘서트홀에서
해설을하러나가기전에그리고가톨릭평화방송스튜디오
에서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을 진행하기 전에 꼭 성호를
긋고 짧은 기도를 올립니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공연에 집
중하게 되며 지향점이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
이 볼까 봐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랑스럽게 우리 모두 언제
어디서나 성호를 그어볼까요? 주님께서 내려다보시고 수
호천사가우리를도와줄겁니다.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김태성
다니엘
의정부교구능곡성당
장일범
발렌티노
|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