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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를받고얼마안되어어느신부님께들은내용중하
나가무척인상깊었습니다. 가끔식당같은곳에서보면신
자들이성호를당당하게긋지않고소극적으로손목위에긋
거나 작게 바쳐서 간신히 신자임을 드러낸다는 말씀이었습
니다. 그때 속으로 결심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천주교
신자임을당당히자랑스럽게드러내고, 성호또한당당히긋
겠다고요. 성호! 천주교만의 유일한 제스처를 저는 참으로
좋아합니다. “성부와성자와성령의이름으로아멘.” 할때의
그거룩한느낌!
그런 제 결심을 충실히 지켜왔지만, 얼마 전 잠시 성호
에대해생각할계기가있었습니다. 2년전일흔가까운나
이에 주변 젊은이들의 권유로 유튜브라는 가장 첨단 플랫
폼에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시작한 유튜브.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생긴 저
의 가장 큰 고민은 저의 일상, 특히 아침과 저녁 루틴을 공
유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제안을 받는 순간 가장 먼저 떠
오른 의문은 ‘아무리 늙은이라도 잠옷 입고 눈뜨자마자 성
호경부터 긋는 나만의 내밀한 순간을 어찌 만천하에 공개
하지.’하는 염려였습니다. 물론 저녁 루틴도 마찬가지였습
니다. 잠옷입고십자고상앞에서성호긋고잠자리에드는
것이 일상이니까요. 젊은 제작진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혹
시종교색채가강하다고조회수안올라가고, 구독자늘지
않아도 내게 뭐라 하지 마세요. 성호경을 바치지 않는 아
침·저녁 루틴은 제게 상상이 안 됩니다.” 제작진들의 대답
은 “염려마세요. 편하게하고싶은대로하세요.”
결국, 아침 루틴 조회수가 190만 이상, 저녁 루틴의 조
회수는 240만이상, 좋다는댓글이도합 9000개이상을기
록하고, 냉담을 풀었다는 댓글과 묵주기도를 다시 시작했
다는댓글등이달리는것을보며뭔지모를뿌듯함이밀려
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유튜브를 본 출판사의 제안으로 책
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도 천주교 신자인 제가 생각
하는 신앙관을 싣겠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가 젊은이들
의사랑을받으며베스트셀러자리에올라있습니다.
처음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을 땐 ‘이 나이에 유튜브 촬영
도 버거운데 책을 써낼 수 있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
래서 주말마다 노트북과 씨름하며 매달린 분이 하느님입니
다. ‘하느님, 제가이나이에호의호식하자고유튜브하는거
아닌줄아시잖아요.
(유튜브의제모든수익은보육원에보내고있습니다.)
책을 쓰는 이유도 제가 제일 가슴 아파하는 보육원의 보호
종료 새내기 청소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도록
인세 전액을 기부하는 게 목적이니까, 제가 끝까지 책을 쓸
수 있게끔 건강과 끈기를 주십시오.’ 그렇게 1년여에 걸쳐
담담히 제 삶의 역사를 쓸 수 있게끔 좋으신 하느님께서 함
께하여 주셨습니다. 수많은 독자들이 제 글을 읽고 가슴이
따뜻해졌다는댓글을올려주십니다. 댓글을읽을때마다다
시성호를긋습니다. 성부와성자와성령의이름으로아멘.
감사의마음을담아….
말씀
의
이삭
성호경, 천주교만의유일한제스처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정은숙
수산나
수원교구용호성당
장명숙
안젤라메리치
유튜브크리에이터밀라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