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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말씀

주님을기다리며

어느덧 대림절이 돌아왔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한 해를

되돌아보니 올해도 기우고 때워 가며 살았다는 생각에 슬

쩍 감상적으로 변하기 쉬운 때입니다. 그럴 때, 문득 오늘

제1독서의 구절이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저희아버지십니다. 저희는진흙, 당신은저희를빚

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이사 64,7)

리고주님은그런작품인우리를구하시려고영원에서부터

계획하시고 지상에서 삼십삼 년을 보내셨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은 우리를 구하시는 분에 대한 희망의 시

기입니다.

희망은 주님의 사랑을 근거로 하며, 우리 믿음에 활력을

줍니다. 구원경륜에서부터 자질구레한 일상의 일까지, 주

님의 사랑을 찾을 곳은 많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주

님은 우리를 위한 사랑으로 우리를 찾아오셨고, 우리 구원

을위해당신전생애를바치셨습니다. 매일의삶에서부지

런히 감사할 것들을 찾는 모든 노력은 주님의 사랑을 우리

삶 안에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주님과 사

랑의 관계를 유지하며 삽니다. 작가이신 하느님과 작품인

우리가 상사상애하기에, 우리는 함께 있을 것입니다. 함께

하고자 하는 그 희망이 우리를 이 어려운 세상에서도 그리

스도인으로 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실제 그렇게

살아남게 합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도 주인이신 하느님 안

에 머물기 위한 노력이고, 전례도 주님과의 사랑의 합일에

대한기대안에서충만한의미를갖게됩니다. 하느님과함

께하도록 우리가 부르심을 받았으며 이 삶의 끝에 약속된

그삶이있을것이라는기대가, 우리를기꺼이행동하게하

고교회의생활에참여하도록북돋웁니다.

그러니 우리는 잠들고 싶어 주인이 올 때만 계산하고 그

시간에 알람을 맞춰놓는 종들과는 다릅니다. 주인에 대한

희망이 없는 종들은 주인이 오는 것이 그저 귀찮을 따름입

니다. 주인이오기전까지는아무렇게나살다가, 주인이올

때쯤에서 반짝 일하는 척하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삶, 편한삶입니다. 그들은스스로를자기시간의주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간의 주인은 하느님

이시고, 우리는 그저 허락된 시간을 삶의 다양한 내용들로

채워갈 뿐입니다. 그렇기에 주인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일

은내시간이끝나는공포의 ‘죽음’이아니라맡기신시간을

잘 돌려드린 기쁨의 ‘완성’입니다. 주인이신 하느님을 만나

는데에우리의희망이있습니다. 그희망을유지하고있는

것이깨어사는삶입니다.

주님이 문지기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깨어있도록 말

씀하시는 데에서 이 희망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가 도달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향주삼덕

안에서 성장해 가는 우리 자신에게 있어 희망은 얼마나 값

어치가큰보배로운것인지, 다시금생각해봅니다.

두터운 구름을 뚫고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는 바닷가. 세상의 유형무형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당신

보시니 참 좋다.’ 하신 이 모든 것이 창조주 하느님의 선물이듯 평화롭고 고요한 이 아름다운 아침을

저희에게 선물하여 주셨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눈부신 환희입니다. 늘 깨어 열린 마음과 눈으로

주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살아가겠습니다.

김대환

안드레아

|

가톨릭사진가회

“그날과그시간은아무도모른다. 하늘의천사들도아들도모르고아버지만아신다.

너희는조심하고깨어지켜라. 그때가언제올지너희가모르기때문이다.”

(마르 13,32-33)

사진

설명

기장해변. 부산

손경락

사도요한신부 | 가톨릭교리신학원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