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ٱ ؽ
말씀
의
이삭
봉달이의푸념
유용
베네딕토
| 서울시의원
2010년, 네 번째로 도전한 지방의원선거에서 실패한 저
는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습니다. 10년간 네 번의 낙
선으로더이상버틸힘도용기도없었고, 정치에환멸마저
느끼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온통 어둠으로 깜깜했고 한 치
앞도보이지않는것같았습니다. 의지할곳은어디에도없
었습니다. 가족들, 친구들, 또 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 미안
하고 송구할 뿐이었습니다. 갈 곳이라곤 그나마 성당이었
고, 할수있는것은주님에대한원망의기도였습니다.
주님, 왜 저를 그런 곳에 보내셨냐고, 왜 정치에 뜻을 두
게 하셨냐고, 기도를 드릴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 덩그러니 앉아 십자
가와 성당 바닥을 쳐다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1년여, 암흑 같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베네딕토
야, 일어나야지. 베네딕토야, 일어나야 해.” 하시는 주님의
말씀이들리는듯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그래, 이젠 일어나야지.’ 하고 몸을 일으
켰을 때 마침 동작구 자원봉사센터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봉사를 잘 몰랐기에 선뜻 내키진 않았지
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자원봉사센터로 갔
습니다.
그런데, 그저 저의 현실을 조금 바꿔보고, 새롭게 시작
하고 싶은 마음에 갔던 자원봉사센터에서의 경험이 제 인
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났
던 봉사자들은 오직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봉
사하는 천사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봉사가 뭔지도 잘 모르
던 저는 그 천사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봉사를 배워 갔습니
다. 그런데봉사를해보니참으로이상했습니다. 분명히제
가상대방에게줬다고생각했는데, 오히려두배나세배로
되돌려 받은 것처럼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봉사센터를 통해서 봉사와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마음에 봉사센터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봉
사자들로부터 ‘봉달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봉사의 달
인’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몹시 과분한 별명입
니다.
이렇게 제가 세상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고 혼자 설 수
없었을 때, 주님께서는 저를 업어주셨습니다. 주님을 원망
했을 때조차 사랑의 손길로 저를 어루만져 주셨던 것을 기
억합니다. 게다가 깊은 좌절의 늪에 빠져 무기력했던 저에
게 힘을 주시고 일으켜주셨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삶 모
두가 주님의 섭리이자 이끄심이겠지만, 제 지나간 삶의 역
사안에서도그분의큰은총을발견하게됩니다.
현재 시의원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시민을 대표하는 봉
사자로서뿐만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알리는 신앙인으로서
의신원을의식하곤합니다. 그렇기에저의모든것을주님
께의탁하고살고자노력합니다. 저에게힘을주시는분안
에서저는모든것을할수있기때문입니다
(필리 4,1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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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이끄는
성경구절
이미경
마르따
명동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