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ƾ
ٱ ؽ
말씀
의
이삭
쌓이는기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누군가를 부러워한다는 것이 부질없
음을 깨닫지만, 여전히 부러운 느낌이 드는 대상이 있으니
“모태 신앙이에요.”라고 말씀하시는 신자분들입니다. 대한
민국 보편적인 집안의 장녀로 태어난 저는 어려선 할머니
를 따라 절에도 가봤고 할머니 돌아가신 후론 어머님 따라
점집에도 가본 경험이 있는 평범한 젊은 애였습니다. 그런
제게 가톨릭은 어쩌다 명동성당 앞을 지날 때 새어 나오던
가슴 가득 스며드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 라디오의 좋아하
는 클래식 프로에서 즐겨 듣던 아베마리아, 헨델의 메시아
등 모두 긍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 결혼 후 2년 만에 가톨
릭으로 세례를 받자는 남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음도모두이긍정의힘이었다는생각이듭니다.
얼결에 세례는 받았어도 기도도 미사 참례도 어느 것 하
나열심인게없는, 한마디로무지몽매한상태였습니다. 하
지만 살아오는 여정에서 많은 시련과 고비를 겪으며 필사
적으로 기도에, 신앙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시련들이 닥쳐
왔습니다. 특히 큰아들의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 날, 수술
도중수술실에서나와들려주시던의사선생님의청천벽력
같은 말씀, “곧 떠날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습
니다.” 이 문장보다 무섭고, 무거운 문장을 제 일생에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때 울부짖었던 기도, “처음처럼 제게
도로 주시면….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 기도는 하
늘에닿아처음처럼도로주셨습니다. 말짱하게….
그 이후 묵주기도, 매일미사, 성경 읽기 등 주님의 뜻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기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야말로 저 급할 때만 하느님께 매달리고 귀찮게 구는 엉터
리 신자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밀라노에서의 객지 생활
이 외로워 신앙의 벗이 될 친구를 만나게 해주십사 화살기
도를 올렸습니다. 이탈리아가 가톨릭 국가이니 사회 전반
의모든문화가가톨릭에기반을두기는하지만, 최후의만
찬 그림이 있는 성당에서 주님의 배려로 만난 친구의 집안
은유독신앙심이깊은, 생활속에신앙을실천하는집안이
었습니다. 떠돌이난민들을인간적으로대해주는신앙인의
품격, 어려운처지에처한이들을위한따듯한배려등….
어머님이 쓰시던 묵주로 같이 묵주기도를 올리며 친구
가 제게 들려주었던 얘기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이 묵주
알을 굴리며 우리를 위해 기도하셨을 걸 생각하면 어머니
가너무그립고, 어머니의기도가쌓여서지금의내가이만
큼이라도온것같아.”
아! 그때 느꼈던 부러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까요?
어머님의쌓여진기도.
비록 제겐 윗대의 쌓여진 기도가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기도가필요한소외된이웃들을위해, 제자식들을위해부
러워하는에너지를오롯이모아서기도를쌓으리라다짐합
니다.
나를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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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누실라
양재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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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메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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