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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이삭

하느님의큰그림

신유진

그라시아

| 국악인

가끔, 하느님께서 저희 가족을 불러주신 그 처음의 과정

들을찬찬히떠올려보곤합니다. 저는 9살때엄마와함께

성당에다니기시작했고, 10살때첫영성체를하고 ‘그라시

아’라는 세례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아빠도 세례

를받고신자가되셨습니다.

성당에 다니기 전, 어느 날 엄마께서 꿈을 꾸셨다고 합

니다.

“아주 맑은 날, 한적한 주택가에서 어떤 집을 찾아 헤매

는데, 문패마다 세례명이 써 있는 거야. 그러던 중, 이야기

하고있는동네분들을발견하게되었고, 그중에한여자분

이 돌아보더니 아주 친절한 손짓으로 방향을 알려주셨어.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잊히질 않아.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강렬한 빛이 쏟아지는

태양 한가운데 하얀 십자가가 있더라고. 깜짝 놀라 꿈에서

깼어.”

그 이후에 꿈은 잊혔고, 갑작스러운 경제적 어려움 때문

에새로이사간곳에서문득전에꾸었던꿈이생각나셨던

엄마께서는성당을수소문하기시작하셨습니다. 그것을계

기로 저희 가족은 천주교 신자가 되었고, 가만히 생각해보

면 그때 꿈에서 길을 가르쳐 주셨던 분은 성모님이셨을 거

라는생각이듭니다.

시간이 흘러 제가 세례를 받기 얼마 전, 하루는 엄마와

지하철에 탔는데 앞에 연세 많으신 수녀님이 앉아 계셨습

니다. 저는 수녀님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엄마께 “우리도

성당 다니는데….” 하니 이 이야기를 수녀님께서 들으셨는

지 반가워하셨습니다. 엄마께서 제가 곧 세례를 받을 거라

고 말씀하시자 수녀님께서 “이름 지어줄까?” 하시더니 은

총이 많은 이름인 ‘그라시아’가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아

주 큰 선물을 받았다 생각하고 마음속에 잘 간직했다가 후

에 ‘그라시아’로세례명을정했습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필연. 이 모든 일들

이 저희 가족을 부르시기 위한 하느님의 큰 계획이 아니었

을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항상 계획하신 것을 작은 퍼즐

조각들로 나누어 하나씩 맞춰가게 하시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하나의 멋진 그림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깨

닫게해주십니다. 저에게계획하셨던그첫번째큰그림은

하느님품안에안겨있는저희가족의단란한모습이아니

었을까요?

하느님께서 태초에 세상을 만드시고 흐뭇해하셨듯이,

저희가 어려웠던 시간을 딛고 새 출발을 하게 되었을 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시

니참좋았다’ 하신것처럼….

나를이끄는

성경구절

김선화

세실리아

청주교구용담동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