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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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가있는제가사제가될때수많은좌절과어려움이
있었습니다.사제가되어청각장애인성당을짓는다는것또한
현실적으로그와같은힘겨움이따랐죠. 하지만주님을향한
믿음이모든일을가능하게해줬습니다. 우리만의성당이
생긴것을기뻐하는신자들을보면더없이기쁠따름입니다.”
박민서
(에파타 준본당 주임)
신부는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
인사제입니다. 그가사제가된것은한마디로 ‘기적’이었습
니다. 사제의 꿈을 이루려 정순오 신부
(현 잠실성당 주임)
의 도
움으로 26세가 되던 해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유학을 떠
난 지 20년 만인 2007년 사제서품을 받기까지 그는 누구
보다녹록지않은시간을보냈습니다.
그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농아선교회가 설
립된 지 62년 만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에파타 성당
(준본당)
’
이 완공된 것입니다. 오는 25일 염수정 추기경 주례의 축
성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교회는 수유동 툿찡 포
교 베네딕도 수녀회 건물을 빌려 주일마다 미사를 거행했
습니다. 현재 선교회에 등록된 신자 수는 500여 명. 서울
각지에서모이는청각장애인신자들은꽉꽉채워 150명정
도 들어갈 수 있는 비좁은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앞사람에 가려 수화도 잘 보이지 않고 서서 미사를 드려야
하는열악한환경이었습니다.
이에 박 신부는 2011년부터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
다. 성당 건립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150여 개
성당을 방문해 후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신자들의 교무금만으로는 엄청난 건축비를 충당하
기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숱한 노력 끝에 8
년 만에 신자들의 목마른 영성을 축일 수 있게 됐습니다.
후원 미사를 다니는 동안 차가운 시선에 부딪히는 등 어려
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꼬깃꼬깃 접은 쌈짓돈을 건네는
할아버지, 동전을 모은 저금통을 수줍게 꺼낸 초등학생도
있었습니다. 폐암말기로투병중인한할머니는아픈몸을
이끌고힘겹게박신부의사무실로찾아왔습니다.
여러 사람의 온정이 모인 새 성전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
습니다. 박신부는 “청각장애인에게는무엇보다시각적인효
과가아주중요하다”고강조했습니다. 대성전은어디서든수
화가잘보일수있게계단식으로지어졌습니다. 300석규모
의 성전에 가로 3m, 세로 1.8m의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
됐습니다. 전광판을 통해 주례 사제의 수화와 자막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박 신부의 자필
(自筆)
이 성당 건물 벽면에 새
겨진 것도 큰 특징입니다. 평소 서예가 취미인 박 신부에게
설계자가제안해성사됐습니다. 그는한달에걸쳐요한복음
6장의 600자를 직접 썼습니다. 성경 말씀의 끝에는 박 신부
의호
(號)
인 ‘수우
(守愚)
’가자리합니다. 김수환추기경이스스로
를 ‘바보’라고 한 것처럼, 추기경을 본받는 사제가 되라며 그
의 서예 스승이 지어 준 것입니다. ‘지킬 수, 어리석을 우’를
땄습니다. 박신부는 “많은응원을보낸신자들덕분에성당
이완공될수있었다”며진심어린감사인사를전했습니다.
“도움주신여러분을위해늘기도하겠습니다.
‘열려라’라는뜻의에파타처럼우리성당도모든신자에게
열려있습니다. 활짝열린에파타성당으로언제든오세요.”
구여진
플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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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홍보위원회
‘소리 없는 소리’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
사람+
]
에파타성당축성식앞둔아시아최초청각장애인사제박민서신부
후원:
우리은행813-018782-13-101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박민서신부가“많은도움을주신신자들 ‘덕분에’
새성전완공이가능할수있었다”며감사인사를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