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س

ۖЦ

생명

말씀

하느님의나라를무엇에비길까?

푸르름이 좋았습니다. 한 처음 땅을 만드시고 축복을 내리신 하느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그 대지 위에

작은 씨앗 되어, 돌밭과 가시덤불에서도 보이지 않는 그분의 자비로운 숨결과 깊은 사랑이 현존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 닮은 무한한 사랑으로 서른 배, 백 배 열매를 맺기 위해 늘 감사하고 베풀

며, 기쁘게살아가고자다짐해봅니다.

박준순

가브리엘라

|

가톨릭사진가회

“땅이저절로열매를맺게하는데,처음에는줄기가,다음에는

이삭이나오고그다음에는이삭에낟알이영근다.”

(마르4,28)

사진

설명

신리성지, 태안

오늘 복음의 내용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두 가지 비유

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땅에 뿌려져

저절로 자라는 씨앗에 비유하십니다. 우리는 씨앗이 어

떻게 성장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분명히 싹은 트

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수확의 때를 맞이하게 됩니다. 마

찬가지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나라도 그 성장 과정을 우리가 매 순간 확인할 수 없지

만, 끊임없이 완성을 향해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씨앗

이 자라나는 과정을 조바심내지 않고 지켜볼 수 있는 여

유가 필요하듯이 우리 가운데 시작된 하느님 나라의 생

명력을 신뢰하며 긴 호흡으로 그 완성을 기다리는 마음

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분명히 일하고 계시

다는 확신과 믿음만이 우리가 피할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삶의 역경과 고난, 유혹의 순간에도 길을 잃지 않게 하

고, 우리를 내적인 평화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겨자씨가

크게 자라나는 것에 비유하여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좁쌀보다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땅에 뿌려져 자

라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그 그늘

에 새들이 깃들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합니다. 겨자씨의

왜소함과 그 겨자씨가 성장한 이후의 풍성함이 대조되어

놀라움을 자아내듯, 거스를 수 없는 하느님 나라의 역동

성은 우리의 모든 기대를 넘어서는 엄청난 성장과 결실

을 가져옵니다. 그 시작이 비록 작은 겨자씨처럼 우리의

눈에 미약해 보일지라도 하느님의 다스림은 결국 놀라운

위력을 드러낸다는 것이 예수님의 확신과 약속의 말씀입

니다.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 완성하시는 분은 우리가 아

니라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지

금 당장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우리의 신앙도 하느

님의 다스림을 통해 변화되고 성장하여 충만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성장하지 않을 때 우리는 불안해하며 하느님께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심

하면 신앙에 회의를 품기도 하고, 결국에는 냉담한 마음

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성장 과정을 여유

있게 지켜보지 못하는 태도에서 비롯한 결과입니다. 하

느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되었지만 동시에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자라나는 씨앗의 변화를 매

순간 확인할 수 없지만 그 성장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듯

이 하느님의 다스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히 작은 겨자씨가 놀랍게 성장하듯, 장차 때가 되면 우리

가운데 그 큰 위력을 드러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복

음, ‘기쁜 소식’으로 우리에게 전해주신 예수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어야겠습니다. 아멘.

유승록

라우렌시오신부

|

등촌1동성당주임겸17지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