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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교구 홍보국도 어떤 일을 계획할까 생

각하다, 주보의 많은 부수와 신자들의 높은 열독률

에 착안해 <좋은 이웃, 따뜻한 나눔>을 기획하였습니

다. 당시 홍보국장이던 저는 주보를 통해 다음과 같

이 신자들에게 공지를 하고 관심과 협조를 부탁을 드

렸습니다. “서울주보 2000호 발행을 기념하여, ‘가난

한 이들을 돌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실

천할 새 코너 <좋은 이웃, 따뜻한 나눔>을 기획하였

습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가 매달 한 번씩 우리 주위에 도움이 필요한 교우를

소개하고, 교우들의 성금을 모아 지원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삶이 각박해져 나눔이 줄어드는 요즘, 서울

주보를 통해 우리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고 이웃 사랑

의 온기를 전달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

다. 소외되고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이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세요. ”

실제 우리 직원이 어려운 분을 찾아가 상태를 꼼꼼

히 살펴보고 주보에 글을 써서 후원을 부탁드렸지요.

이 기획은 ‘첫 번째 이웃’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3월

1일 자 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웃”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인 2월 4일 오후, (중략) 언제 지어졌

는지 지붕조차 온전치 않아 천막을 두른 허술한 집에 뇌병변장애

가 있는 자매님과 정신장애가 있는 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석유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

누다 보니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까지 아파졌습니다. 자매님께 괜

찮으신지 여쭤보니 “난 종일 있어서 그런지 잘 몰랐는데… 문 좀

열어놔야겠네.” 하십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이 집은 난

방이 되지 않아, 10년이 지난 석유 난로와 동사무소에서 기증받은

작은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문 앞에는 석유통들

이 즐비하여 행여 ‘불이 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LPG 가스통에 가스레인지와 화장실 온수기를 연결

해서 사용하는데, 이 온수기조차 고장이 나서 현재는 따뜻한 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는 목욕을 할 수가 없어서 목욕탕

에 갔지만, 목욕탕 주인은 몸이 성치 않은 자매님이 행

여 다칠세라 손사래를 치며 받아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략) 중학생이던 아들이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하여 정신장

애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폭력적인 아들의 증세로 가족은 와해되

고, 그런 모습에 상처를 받은 두 딸은 집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계

속된 약물치료로 현재 아들의 상태는 호전되었지만, 자매님이 뇌

병변장애를 얻게 되면서 거동조차 힘든 실정입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매달 국가에서 지원하는 60여만 원이

소득의 전부입니다. 한 달 석유값만도 20만 원. 거기에 병원비, 전

기세, 식비 등 생활비를 쓰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없습

니다. 안전상 위험한 집이지만 모아둔 돈이 없어 이사는 꿈도 못

꿉니다. 그렇지만 자매님은 본당 공동체의 기도와 가정방문을 통

해 신앙생활을 하며 굳은 믿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자매님을

후원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씀드리자 오히려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도와줘요.”라고 말하는 자매님을 보면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잠시 나쁜 생각도 했었지만,

온전치 못한 아들 걱정에 쉽게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는 자매님을

위해 교우 여러분이 좋은 이웃이 되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주시

기를 바랍니다. “

다른 언론 기사와는 달리 하루종일 어려운 분의 사

정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주고 충분히 파악을 하고 쓴

글이라 아주 현장 중계처럼 생생합니다. 이 일을 담

당하고 실제 기사로 썼던 홍보국 직원은 그 후에도

종횡무진 전국을 누볐고, 필리핀의 오지에도 가는 열

성을 보였죠.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생각

했던 것 이상으로 성금이 들어오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주보를

통해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

면서 기적을 체험

했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서울주보

의 진화가 어디까지

일까 궁금해집니다.

<좋은이웃, 따뜻한나눔>은

2017년<사랑의손길>로코너명

을변경하여, 2021년에도매월첫

째주에게재하고있습니다.